6월호는 인도의 결혼식 이야기를 썼습니다. 원래의 원고와 달리 몇 가지 바뀐 게 있습니다. 본문 중의 카스트 소개 부분 중 '카스트(인도사회 특유의 신분제도)'는 "카스트(직업에 따른 사회적 계급)"으로 바로 잡습니다.

또한 '카스트는 브라만(승려), 크샤트리아(귀족),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노예) 이렇게 4계급으로 나뉜다'는 부분은 삭제합니다.
잡지사 측이 흥미위주의 글을 만들려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담당자에게 거세게 항의했답니다.

인도에 계급제도가 남아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봉건시대의 신분제도는 아닙니다.
인도사람들은 '자띠'라고 부르는 직업상의 계급이 존재하는 것이지 엄격한 신분차별의 사회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차별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만(특히 농촌지역) 요즘은 경제력이 전통적 신분에 우선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카스트란 단순한 신분상의 구별이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으로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개념입니다. 전문가라 하더라도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 카스트인데 이걸 그냥 4개 신분으로 도식적으로 나열할 수는 없거든요. 게다가 수드라는 천민이나 노예가 아닙니다. 몸을 움직여서 일을 하는 계급이지 한국인이 상상하는 노비나 노예와는 거리가 멉니다.

필자가 한국인이 쓴 인도관련 기사나 글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 인도사회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단편적인 지식이나 작가의 상상력, 글의 재미 등을 위해서 인도사회를 멋대로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잘못된 글이 지면을 통해 발표가 되면 다른 이들이 그 글을 인용해서 또 다른 자기주장을 펴는 논거로 활용하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보가 확대, 재생산 되면서 인도는 근대화되지 않은 미개하고 희한한 나라로 한국인들에게 인식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른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것이죠.
인도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를 접근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입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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