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애시당초 시작은 작년이었어요.

천안함 가라앉고, 연평도 터지고.
기억하시겠지만 한반도의 상황이 1953년 이후 최악의 시계제로로 치닫고 있었죠.


특히 연평도사건은, 뭐랄까요? 당장 내 옆으로 포탄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실제한다는 느낌?


네. 정말로 당시에 위험은 실제했습니다.



티비와 신문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와 떠드는 걸 보면서 기초적인 의문이 들었습니다.


장사정포 장사정포하는데, 저렇게 겁을 주지 말고,
지도에 사정거리를 그려서 보여주면 되는거 아닌가 싶었죠.
(딱 가이드북 저자수준의 사고입니다.ㅋ)


겨울에 혹시 피난 상황이 되면 식수는 어디서 얻지?


난리가 나면 쌀이랑 라면 사재기를 하는데, 정작 그때가 되면 가스가 끊어지지 않을까?(생라면, 생쌀씹기는 좀 그렇잖아요. 저는 이도 안좋은데..ㄷ ㄷ )
 
매점매석의 우선순위는 뭘까?(뭐 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ㄷ ㄷ ㄷ )


아주 기초적인 의문이었지만, 이 의문의 해결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건 꽤 절망스러웠습니다. 




거기에 한반도 상황을 이꼴로 만든 그 분들을 위한 분노역시 생겼습니다.


그런 상황을 정리해서 여기저기 '피난 100배 즐기기'에 대한 집필 의사를 밝혔습니다.


즉 피난 가이드북이었죠. 


뭐 술자리에서 주로 흥분해서 떠든 탓에, 술안주로 주로 생각하시더군요. ㅋ


그렇게 잊혀져갔습니다. 그 기획과 아이디어는.


그리고 저도 인도 개정이 발등의 불이었죠. 





그리고 다시 올 봄.


일본에서 엄청난 재해가 났습니다.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전국을 뒤덮었고,


역시나 근엄하신 분들은 뭔가 어렵게 말을 꼬거나,
무작정 안심하라는 협박이외에의 말은 해주질 않더군요.


답답한 상황은 반복됐습니다.



그 즈음, 저의 술자리 안주를 유심이 듣던 웅진리빙하우스에서
그 기획을 한번 살려보자는 콜이 왔습니다.


당장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마음이었지만,
방향은 피난에서 재난이 베이스인 실용서로 바껴있더군요.


저는 피난에 대한 실용정보를 제공하며 현 남북관계나 정치상황을 마구 조롱하고 싶었는데,
뭐 그렇게는 안되더이다.


무엇보다, 컨셉이 원채 방대해져서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시중에 나온 비슷한 책을 보니, 그런 류의 책이 필요하긴 하더라구요.


마침 이런 책을 쓸만한 적임자가 생각났습니다.


바로 딴지 논설위원이자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사무엘님이었죠.  



연락을 했더니 바로 오케이를 하셨고,
저는 전체 기획과 해외여행 파트(전체 원고의 20%)만 쓰는걸로, 


뭐 즉 살짝 걸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공저로 작업한 책이 나왔습니다. ㅋ


여행서 저자치고는 참 특이한 이력이 하나 생긴 셈이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01122830&orderClick=LAG#N


서점에서 예쁘게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링크를 타고 들어가 목차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쓸모있는 책이긴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원고중에서는 해외에서 사고가 났을때 대사관에서 어디까지 해줄수 있는지의
범위를 정리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저도 한국 대사관들 사고처리하는거 보면 정말 못마땅할때가 많지만,
문제는 대사관에 대한 불신이 일반인들 사이에 워낙커서, 대사관에서 감당하지 않아야할 문제까지
요구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맹비난하는 상황을 보면서 좀 안타까웠거든요.


마지막으로 책이 나온 현 시점에서
남한 사회에서의 재난을 생각해보면,

선거 잘해서 재난을 피하는 법
선거 공약집에서 어떤게 재난인지 파악하는 법
부당해고 당했을때(이게 진정한 재난이죠. 이 나라에서는)
용역에게 맞았을 때
경찰이 합법적인 집회때 불법채증할 때
인도에 있다 경찰에서 강제 연행 당했을 때
국가인권위 긴급구제 신청방법(요즘은 야들도 좀 삐리리 하지만)

같은 실질적이고 현존하며, 가장 가까이 있는 재난을 다루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러면 정치책이 된다더군요.



생각할수록,
이 나라는 국가기관과 공권력 그 자체가 재난이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긴 합니다.


음 완전 딴길로 샜는데. 책좀 사주세요..흑흑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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