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를 통해 오토 바그너를 만나다. -빈
우연인지 필연인진 모르겠지만 ‘키스’라는 그림에 매혹돼 클림트를 알게 됐고, 그의 화보집을 통해 오토 바그너라 건축가를 알게 됐다. 하지만 오토 바그너를 알기 전에 나는 이미 그의 건물에 매료돼 여러 장의 사진을 소장하고 있었다.
빈 거리를 걷다 보면 클림트의 그림을 닮은 건축물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그게 바로 그의 작품들이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클림트와 오토 바그너는 동시대에 활동했던 사람들로 19세기말에 시작된 아르누보(신양식)를 지향했던 미술가와 건축가란다. 클림트는 아르누보 미술의 대가로, 오토 바그너는 아르누보 건축의 대가로. 어찌됐든 클림트의 작품을 사랑하는 나로선 그의 건축역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여행 중에 내가 가진 그에 대한 정보는 시내 지도에 표시된 대표적인 건물들뿐이었지만 클림트의 그림처럼 본능에 맡겨 감상하기로 했다. 어차피 대작은 설명이 필요 없지 않은가!!! 그냥 보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혹시 유럽의 어느 도시를 걷다 황금빛 특이한 문양이 들어간 건물을 발견했다면 그건 분명 100년전의 아르누보 양식의 건축물이거나, 그때를 흉내낸 현대 건축이란 걸 잊지 말기 바란다.

음악가 바그너가 아니라 건축가 오토 바그너 Otto Wagner는? [1841~1918]
세기말의 빈에서 클림트가 아르누보 미술의 대가라면, 오토 바그너는 아르누보 건축의 대가로 불렸다. 빈에서의 아르누보는 ‘유겐트스틸’로 불렸는데 기존의 전통양식으로부터 이탈해 새로운 양식을 지향, 근·현대 문화, 예술 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당시 빈에서 유겐트스틸을 지지했던 많은 예술가들은 분리파란 의미의 세섹씨온 Sezession을 결성. 왕성한 활동을 했으며 그 중심에 오토 바그너와 클림트가 있었다. 오늘날 오토 바그너에 대한 평가는 현대 건축의 선구자이며, 교육자, 빈 지식사회의 리더로 정의 된다. 뭐 이런저런 전문용어를 써 어렵게 설명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내가 본 그의 작품은 100년 전의 건축이라 하기엔 너무도 현대적이고 감각적이라는 사실!!! 오늘날 당연시 돼는 많은 건축 요소들이 선구자적인 그를 통해 새롭게 탄생됐다는 점도 잊지 말도록. 19세기말의 우리나라에서는 한복에 초가집에 살던 시절이었지만 그는 이미 기능성과 편리함을 고려해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는 사실.

●튼튼한 금고를 연상케 한 우체국 저축은행 Postsparkasse [1904~1906]
20세기 건축물 중 최고 걸작으로 평가되는 바그너 건축 양식을 집대성한 건물. 링크 안에 위한 화려한 건물들에 가려 눈에 쉽게 띄지 않을 것 같지만 간결하면서 개성 넘치는 외관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마치 ‘금고’를 연상케 하는 견고한 건물 외관은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는 신뢰감까지 준다. 정문에 들어서면 요제프 황제의 부조가 있는 중앙 홀이 나오고, 중앙 홀을 지나 1층 내부로 들어서면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은행 내부가 나온다. 내부를 관람하려는 관광객이 많아 사진 찍고, 천천히 둘러본다 해도 아무도 말리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고 돌아보자.
운영 09:00~15:00
주소 Georg-Coach-Plazt 2
가는방법 U1, U4호선, 트램 1,2번 Schwedenplatz에서 하차하여 도보 5분




Tip : 놓치지 말자!
외관 디자인을 주도하는 ‘점’이 궁금하죠? 대리석 판재를 고정시킨 볼트랍니다. 놀랍게도 유리 지붕을 만들어 실내조명을 자연광을 이용했다네요. 그래서 편안한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건물은 과거 어떤 양식의 영향도 받지 않은 신양식, 신소재로 지어졌답니다. 실내에 있는 단순하면서 기능적인 인테리어 가구 역시 그가 직접 디자인 했다네요. 그 밖에 당시로썬 획기적으로 5개의 출입구를 만들어 이곳을 드나드는 누구나 편안하고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네요. 전문책자엔 이를 분권적, 민주적, 혁명적이란 뜻이 담겨있다고 하네요. 아무튼 100년전에 그는 실용성과 기능성, 미적인 요소까지 모두 충족하는 이 멋진 건물을 지었답니다.

●황금빛 해바라기에 매료되다. 칼플라츠 역사 Karlsplatz Stadtbahn-Pavillon [1894~1898]
빈 최고 심장부에 위치한 칼 플라츠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메트로 역이다. 그래서 3개의 노선이 교차하고, 출구도 엄청 많다. 오페라하우스와 케른트너 거리로 나가는 출구 반대편인 칼 플라츠 Karlsplatz로 나가보자. 한산한 광장과 나무로 둘러싸인 공원이 조성돼 있고 광장 위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해바라기 금장식으로 치장한 쌍둥이 건물이 눈에 뛴다. 현대 건축의 공법과 자연으로부터 모티브를 가져온 장식이 강조된 전형적인 아르누보 건축. 현재 쌍둥이 건물의 동쪽은 까페로, 서쪽은 작은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가는방법 U1, 2, 4호선 Karlsplatz역에서 하차




Tip : 놓치지 말자!
19세기 말 빈 대학 교수로 취임 후 시 교통 계획 고문으로 활동했던 그는 36개의 지하철 역사, 플랫폼과 계단 등을 설계했답니다. 그래서 U4 Stadtpark, U4 Roßauer Lände, U3 Ottakring, S반의 Gersthof, Hütteldorf-Hacking역등 시내 곳곳에서 그가 설계한 전철역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특히, 쇤브룬 근처에 있는 U4 Hietzing역 주변에는 왕실 전용 전철역으로 만들어진 호프 파빌론 Hofpavillon도 있다.

미술작품을 연상케 한 마욜리카 하우스 Majolika haus [1898-1899]
빈자일레 거리 Wienzeile 거리를 걷다보면 건물 외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장미꽃 그림이 그려진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자체는 네모반듯한 현대적인 건물이지만 외벽에 그려진 장미꽃으로 인해 건물자체가 갤러리에 걸려있는 미술 작품처럼 느껴진다. 그림인줄 알았던 장미는 이탈리아의 마욜리카 타일. 현재 마욜리카 하우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아르누보 건축물로 로맨틱한 장식하나로 딱딱한 이미지의 건물자체를 보기 좋은 미술작품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냈다. 현재 일반인이 사는 공동주택으로 내부 관람은 불가능하다.
주소 Linke Wienzelle 40
가는방법 U4 Ketten-brückengasse



화려한 금으로 치장된 백작부인 같은 메다용 하우스 Medaillons Haus [1898~1899]
마욜리카 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건물로 마욜리카 하우스와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의 건물이다. 마치 온몸을 황금빛 금으로 장식한 사치스런 백작부인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름에서 말해주듯 금매달과 야자수, 꽃으로 장식된 대표적인 유겐트스틸 양식의 건물로 내부에 있는 아름다운 엘리베이터로 더욱 유명하다.
주소 Linke Wienzelle 38
가는방법 U4 Ketten-brückengasse



Tip : 놓치지 말자!
빈자일레 거리에 있는 나슈마르크 거리 Naschmarkt에는 시장과 전세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즐비한 곳입니다. 식사를 못했다면 이곳에서 해결할 것을 추천합니다.

●숲속에 숨어있는 황금빛 성전, 암 슈타인 호프 교회 Kirche am Steinhof [1902~1907]
시내에서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을 방문할지 말지 매우 고민했지만 오늘의 마지막 작품이란 생각에 힘을 냈다. 처음 건물 외관을 접한 난 뭐라 표현할 수 없어 멋지단 감탄사만 남발했다. 멋졌다. 황금빛 돔, 특이한 모습의 조각상들, 단순함속에 너무도 화려한 장식들. 클림트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황홀경에 빠졌다. 건물은 슈타인호프 정신병자 병동에 건립됐으며, 요양소에서 가장 높은 언덕위에 있다. 처음 건립 당시엔 비종교인을 위한 말도 안돼는 건물이라고 비난을 받았지만 빈 대주교의 방문과 건물에 대한 그의 찬사로 그 유명세를 타게 됐다고 한다. 내부 관람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만 가능해 여간 운이 좋지 않으면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다. 그래서 더욱 달리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주소 Baumgartner Höhe 1
가는방법 U4이용 Ober St. Veit역 하차. 버스 47A를 이용 Psychiat Krankenhaus역에서 하차. <9번째 정류장>



Tip 놓치지 말자!
건물은 전통적인 건축자재와 현대적인 건축자재를 함께 사용했고, 건물의 조각과 장식에 심코비츠, 모제르, 이데르 등이 참여했답니다. 특히 내부에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는 모제르의 작품으로 동쪽 창은 성인들의 정신을, 서쪽 창은 성인들의 육체를 표현했다고 하네요. 건물 외부에 있는 4개의 청동 천사상은 심코비츠 작품입니다.

Tip 간략한 여행루트

U1, U4호선, 1,2번 트램이 지나는 Schwedenplatz

↓ 도보 5분

우체국 저축 은행

↓ 도보 10분 [은행건물 감상 후 골목길을 따라 링크 안쪽으로 걷기]

성 슈테판 성당

↓ 도보 1분

케른트너 거리

<빈의 명동 최고의 번화가에서 점심식사 및 빈 까페 즐기기>

↓ 도보 10분

칼플라츠 역사

↓ 도보 5분

세섹시온

[분리파 작가들의 작품 전시장으로 이용된 건물. 사각반듯한 하얀건물에 황금색 둥근 지붕이 유난히 눈에 띄는 건물]

↓ 도보 10분

빈자일레 거리

[40번지 마욜리카 하우스와 38번지 메다용 하우스 감상]

↓ 도보, 메트로, 버스 이용 30~40분 소요

암 슈타인 호프 교회

※토요일에 이 루트로 여행할 예정이라면 시내를 돌다 암 슈타인 호프 교회에 3시까지 도착할수 있도록 하자. 이날만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다. 실내에 들어서면 한 시간 정도 독일어로 건물에 대한 강연이 있다. 무조건 앉아 있지 말고, 둘러보고 사진도 찍어보자. 단, 조용해야 한다. 중간에 나와도 문제가 되지 않음.
※오토 바그너 건축을 돌아보는 동안 단 한명의 한국인도 만나지 못했는데 가는 곳마다 일본인 여행객이 있어 놀람을 금치 못했다. 이 글로 많은 이들이 오토 바그너의 건축에 관심 갖길 바란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