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여행하다보면,

뭐랄까? 한국에서 맛보는 중국요리의 모호함과 국적불명에 대해서 깨닫게 됩니다.


물론 짜장, 짬뽕을 격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중국 요리가 한국식으로 변하가는 과정의 대표적인 퓨전요리인 이 두 요리를 중국에서 건너온것이라고

혹은 중국 요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말입니다.


산동지방과 가까운 탓에,

한국에서 살고 있는 중국집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화교들은 산동출신입니다.

중국을 다니다보면 느끼실지 모르는데, 산동지방 요리가 한국인의 입맛에 그럭저럭 잘 맞는 편입니다.


파를 중시하는 관계로 최소한 느끼함의 측면에서는 어느정도 해결이 된데다,

동네 자체가 우리의 서해를 같이 공유하고 있는 관계로 해물요리도 많이 발달했죠.

해서 한국에서 맛보는 중국요리의 기본 베이스는 산동요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덕분에 중국집에서 볼수 있는 극소수의 산동지방 이외의 요리.


이를테면 마파두부같은 것은, 사천지방에서 먹는 맛과 180도 다른 맛을 냅니다.

한국의 마파두부는 솔직히 매운케찹두부요리에 가깝죠.



몇해전부터 훠궈가 한국에 상륙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중국을 오가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아무래도 그 느끼한 동네에서, 느끼함을 한방에 해결할 유일한 요리가 훠궈다보니,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겠죠.


여의도의 중경신선로, 홍대의 불이아,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계 체인인 샤오뻬이양이라는 차마 먹기 어려울것 같은 귀여운 양그림이

상징인 회사까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훠궈에 입맛을 길들일만한 때인 지금....

이제 슬슬 본격적인 사천요리 레스토랑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지금 소개할려는 마라향도 바로 사천요리 레스토랑입니다.

입구는, 한자만 없으면 인도식당이래도 믿을 것 같은 분위기


마라 麻辣. 산초과의 식물 열매로, 먹으면 화한맛이 납니다.

나쁘게 말하면 치약 씹어먹은 맛이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맛의 상식이 다섯가지맛에 사천 사람들은 몇가지를 추가합니다.


시금 털털한맛과 화한맛이 그것인데요.

마라는 바로 화한맛이 나는 향신료의 일종.


여기에 매운 고추맛이 더해지면, 어지간해서는 입안에서 사라지지 않는 맵고 화한맛(처음에는 무척 당황스러운 느낌입니다.)이

탄생하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맵다고 알고 있는 사천요리의 극의는 바로 이런 맵고 화한맛입니다.


처음에 사천요리 레스토랑이 홍대에, 그것도 이름이 마라향이라는데에서부터 흥미로웠습니다.


과연 잘 할까?


이제 출발합니다.


이 집은 단품요리도 판매하지만 점심때 취급하는 점심 세트가 또한 인기 만점입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높다는 평으로 인해, 미리 예약을 해야하죠.

우리는 사흘전에 예약을 했고, 빨리 해서인지 예약을 하는데 무리는 없었습니다.


당일,

식당을 찾기는 어렵지 않더군요. 상수동사거리에서 합정방향으로 내려오다보면, 오른쪽이 홍대 주차장골목과 연결되는데요.

주차장 골목으로 들어가서 한블럭, 바로 왼편에 있습니다.


내부는 그냥 깔끔합니다.

요즘들어 인테리어에 너무 과하게 집착하는 중국집(레스토랑이라고 하죠..이런집들은...)들이 생겨나는데,

마라향은 딱 적당한, 과하지 않은 수준, 창가에는 몇개의 중국산, 중국풍의 인테리어 소품들이 있습니다.

딱 손 탈것 같은......^^;;;창가의 자사 미니어쳐



사실 이 날 저는 세트와 단품을 골고루 맛보고 싶었으나,

먼저 와 있던 일행이 세트 세개를 과감하게 시켜버리는 바람에 단품 요리는 맛보지 못했습니다.



세트의 첫번째 요리는 게살 스프입니다.


두부를 어떻게 쓸면 저리 될까에 대한 유치한 논쟁이 있었다.


사실 게살보다는 두부가 더 많았죠.

중국의 탕(스프)에 대해 거의 기대하지 않는 편인데,

먹을만 했습니다. 녹말의 밀도도 적당했고, 맛도 설끓이는 중국탕치고는 괜찮았습니다.

사실 스프야 뭐 에티파이저니 이 집 요리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할만한건 아니죠.


두번째 세트요리는,

발채삼고라는 버섯요리입니다.

짜사 이야기를 안했는데, 특별히 언급할만한 맛은 아니었다. 그냥 일반적. 물론 발채삼고는 훌륭했고....



뭐 해석하면, 머리카락 세가지 버섯--;; 정도???

발채는 사천지방의 민물에서 나는 민물수초의 일종입니다.

가느다란 청각같은 느낌이랄까요?


원래 발채삼고의 핵심은 사실 송이버섯입니다.

가을철에 사천, 운남지방을 여행하면 시골 장터에서 송이를 채취해서 파는데, 가격이 거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저렴합니다.

(물론 지금은 송이에 환장한 일본, 한국인 여행자로 인해 외국인으로 보이면 엄청 가격이 튀긴 합니다만...)


버뜨, 한국에서 송이는 금값이죠.

새송이, 팽이, 표고가 나름 송이의 역활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든 은행도 아주 맛있더군요.

스프와 거의 비슷한 간의 음식이 연이어 나온다는 것은 좀 그랬으나, 요리 자체는 훌륭했습니다.



세번째, 메인입니다. 마라새우라고 부르더군요.

마라향의 마라새우. 새우, 물은 좋더라.


베이징의 꾸이제라는 곳을 가면, 이런 마라새우를 전문으로 파는 거리가 있습니다.

사실 새우는 그리 대중적이진 않구요. 갯가제가 더 일반적입니다. 중국에서는 이걸 마라룽샤(룽샤는 바닷가대라는 말로 더 많이

쓰이는데, 중국은 갯가재를 굳이 다른 종으로 구분하지 않나봅니다. 뭐 새끼 바닷가재처럼 생기긴 했죠.)

중국 전역에서 대중적인 요리에 속하는데, 이게 또 마라와 고추의 조화가 중요한지라 동네마다 맛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건 중국에서 오신 분 --;양이 좀 다르다 --;;



제가 먹어본바로는 스촨의 핵심지역중 하나인 충칭과 베이징에서 맛본것이 가장 맛있었습니다.

마라향의 마라새우는 맛으로 비교하자면

우선 합격선,


다만 중국의 그것이 마라향만큼 고추향이 강한 반면,

마라향의 마라새우는 마라향이 우선입니다.


미리 세트메뉴를 주문해놓았다는 동행은 마라의 화한 맛에 온몸에 힘이 쭉빠지는.....

오선생을 처음 만난(음담패설임 --;) 사람처럼 축 늘어지더군요.


새우의 선도는 합격점, 함께 들어가있는 모시조개는 알이 좀 작더군요.

뭐 가격을 생각하면 여기까지만 왔어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매웠으면 하지만, 제가 한국인 평균보다 맵게 먹는 편이라......

힘이 쭉빠진 일행에서 보듯, 이만해도 마라를 처음 접하는 일반의 한국인들에게는 벅찬 모양입니다.



네번째 코스는 레몬기정입니다.

양상추도 맛있었다는....--;;


최근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중국집의 특징인 쫀득한 튀김옷을 입힌 닭튀김에,

탕수육소스가 아닌 레몬소스를 뿌렸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성들은 딱 좋아할만,

남성입장에서는 튀김옷이 좀 크고, 고기가 적은 편이라 뻥튀기잖아? 라고 느낄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탕수욕 매니아는 마녀는 닭보다 돼지, 레몬소스보다는 파인애플을 가미한 탕수육 소스가 더 낳다고 한마디 하더군요.

처음 이런류의 음식을 맛본다면, 단연 반할 겁니다.


저희들이 까칠하다는 건, 저희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섯번째는 주식입니다.

인터넷으로 본 바에 의하면 볶음밥도 나오는거 같던데,

저희가 있을때는 짜장과 짬뽕만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우선 면,

면이 상당히 가느다란 편이고,

일반적으로 면을 쫄깃하게 만들기 위해 소다물에 삶는데,

이 집 면은 그냥 소다물에 삶은 면보다 더 쫄깃했습니다.


식감, 면의 느낌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양도 평균의 배를 가진 분이라면 지금까지 먹은 것도 있고 만족스러울 겁니다만,

저는 한젓갈에 끝이 나더군요.

뭐 제 배가 큰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짜장은

불맛이 느껴지더군요. 들통에 부글부글 끓여서 국자로 떠주는 짜장은 결코 아닙니다.

완두콩 두세알이 있었다면 더 이뻤을텐데.....



잘 볶았고, 기름을 잘 뽑아서 느끼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면도 한몫을 했구요.

장은 약간 되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만, 이것 역시 개인차가 심한 문제라....



짬뽕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게가 두덩나 들어있었다. 세트 메뉴 짬뽕치고는 좀 의외..뭐 나야 좋았지만.....


돼지가 아닌 닭국물베이스로 보였고, 해물맛과의 조화도 잘 이루어졌습니다.

짬뽕안의 해물도 냉동이 아닌 생물로 보이는 식감이었습니다.

매운 정도도 딱 적당한 수준,


처음에는 좀 약하지 싶은데, 마실수록 깊은 시원함이 몰려옵니다.



이제 후식이 뭘까 궁금해지더군요.

후식은 연시 샤베트였습니다.

망고에 질린 나는 망고보다 감이 좋았다는.....--;;



흠....한국에서 토종디저트를 거의 안먹어본지라,

저는 이런식 처음봤는데,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더군요.

망고에 질린 인간이라, 개인적으로는 연시가 훨씬 부담도 없고 좋았습니다.


가장 중요한건 가격이겠죠.

이 거 다먹고 15000원이면 상당히 괜찮은 조건입니다.


물론 점심 식사에 15000을 투자할 직장인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접대나, 사장님이 한번쯤 쏘신다면, 살살 구슬려서 끌고 올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트메뉴는 매월 개정이 됩니다.


제가 먹은 것을 7월의 세트구요.

8월에는 다시 바뀐다는 이야기죠.


8월에도 날 잡아서 하루 갈수 있을지도 모르나,

저의 만족도가 88점인데 비해

마녀는 75점이라네요.



마녀의 감점 포인트는 육식부족.

저의 플러스 포인트는 적절한 채식 요리의 배분입니다.

둘이 이런 부분에서는 식성이 많이 달라서요.


저는 추천합니다.

맛 ****

분위기 ****

가격대비 성능 *****

친절도 ****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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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cutting 2009.07.22 0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홍대에서도 룽샤를 맛볼 수 있다니!
    무더운 날 션한 맥주 한병 앞에 놓고 입안 얼얼해가면서
    룽샤를 먹는다.. 그것도 대낮에..
    어허, 생각만으로 기분 좋다!
    침 꿀꺽.

  2. 5932 2009.08.08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 홍대인가요??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ㅋ 위치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3. 2011.10.06 1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